구매하기 “수수께끼가 있는 곳엔 언제나 명탐정이 있다!” 제 5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 10’ 1위 등, 화려한 타이틀을 거머쥐고 발표하는 작품마다 주목을 끌어온 신본격 미스터리의 선두 주자 노리즈키 린타로의 첫 단편집이자 최고 걸작인 『노리즈키 린타로의 모험』이 출간되었다. 『노리즈키 린타로의 모험』은 1990년부터 92년 사이에 씐 중단편 일곱 편의 본격 미스터리를 묶은 단편집이다. 사형 집행 직전에 밀실에서 살해된 사형수(「사형수 퍼즐」), 장례를 치른 지 3주 만에 또 다른 장례를 치르게 된 집의 비밀(「상복의 집」), 노리즈키와 그 친구가 벌이는 문화인류학적 논쟁(「카니발리즘 소론」), 도서관 미스터리 장서의 첫 페이지만 골라가며 찢는 범인(「도서관의 잭 더 리퍼」), ‘내가 죽으면 녹색 문이 열릴 것이다’라는 의문의 말을 남기고 죽은 남편과 남편의 유지를 어기고 책을 기증하지 않는 부인(「녹색 문은 위험」), 매주 서점에 찾아와 동전 스무 닢을 지폐로 바꿔가는 수수께끼의 손님(「토요일의 책」), 매일 아홉 권의 책을 대출해가는 의문의 여성(「지난날의 장미는……」) 등, 명탐정 노리즈키 린타로를 둘러싼 일곱 개의 사건들로 꽉 들어차 있다. 일본 신본격 미스터리의 선두 주자아야쓰지 유키토, 아리스가와 아리스 등과 함께 신본격 미스터리의 최선단에서 활동해왔으며 발표하는 작품마다 일본추리작가협회상, 본격 미스터리대상 후보 및 각종 미스터리 순위에 오르며 저력을 과시하고 있는 작가 노리즈키 린타로는 거의 매년 작품을 발표할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하는 한편 일본 국내외 작품의 평론서 등을 발표하는 등 평론가로서도 이름이 높다. 현재는 본격 미스터리 작가 클럽 4회 회장을 역임하며 본격 미스터리의 저변을 넓히는 데 기여하고 있다. 엘러리 퀸, 니컬러스 블레이크, 로스 맥도널드 등의 작가를 좋아해 이들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의도적으로 오마주한 작품이 많은데 그중 엘러리 퀸 작품에 등장하는 엘러리 퀸 부자의 설정을 차용해 오마주한 것이 ‘노리즈키 린타로’ 시리즈다. ‘노리즈키 린타로’ 시리즈의 주인공 노리즈키 린타로는 미스터리를 쓰는 소설가로, 아버지인 경시청 수사1과 노리즈키 사다오 총경의 요청을 받아 사건을 조사하는 데 종종 협력하고 있다. 부자가 등장하는 시리즈라 그런지 『요리코를 위해』, 『잘린 머리에게 물어봐』 등 가족 문제가 근간이 되는 사건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일곱 편의 본격 미스터리가 펼치는 수수께끼의 향연일곱 편의 단편들은 다양한 소재와 트릭을 사용하고 있어서 어느 작품보다 다채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밀실 살인, 후더닛, 와이더닛, 미스디렉션 등 본격 미스터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재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본격 미스터리 작품으로서 완성도를 높였고, 유명 미스터리 작품들을 오마주, 인용하거나 일본 미스터리 작가들의 뒷이야기를 언급해 크고 작은 재미를 선사한다. 『노리즈키 린타로의 모험』에서 가장 많은 페이지를 차지하는 중편 「사형수 퍼즐」은 함께 실린 작품 중 ‘노리즈키 린타로’ 시리즈 장편과 플롯과 전개가 가장 유사한 작품이다. 정통 후더닛을 표방하고 있지만 가정한 추리를 뒤집고 뒤집는 반전이 일품인 ‘노리즈키 린타로’ 시리즈의 전형적인 면모가 엿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사형수 퍼즐」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공간을 한정하고 전개를 빠르게 해 긴장감이 넘친다는 것이다. 미스터리에 충실하지만 중간중간 긴장감이 풀어지던 장편에 비해, 빠른 속도감과 긴장감을 유지하면서도 인권과 단죄 사이에서 아직까지도 논란의 중심에 있는 사형 제도를 심층적으로 조명해 주제 의식까지 소화해내며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자극적이고 그로테스크한 소재로 문화인류학적 논쟁을 벌이는 단편인 「카니발리즘 소론」은 짧은 분량에서 작가의 지적 소양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시종일관 두 등장인물이 대화하기만 하는 이 작품은 기존 미스터리에서 찾아보기 힘든 과감한 시도를 한 작품이기도 한데, 대화 속에 커다란 장치를 만들어 이야기에 취한 독자들을 마지막 장면에서 경악으로 빠뜨리는, 미스터리로서도 완결성 있는 단편이라 할 수 있다. 『노리즈키 린타로의 모험』에는 장편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도서관 시리즈가 수록되어 있다. 언제나 명탐정 노리즈키 린타로의 옆자리를 지키던 노리즈키 총경 대신 도서관 시리즈에서는 엘러리 퀸 작품의 비서 니키 포터를 연상케 하는 도서관 사서 사와다 호나미가 콤비로 활약한다. 주인공 노리즈키 린타로에게 영감을 주는 조수로서, 또 여자친구로서 환상적인 호흡을 맞추고 있다. 도서관 시리즈는 도서관을 배경으로 사서 사와다 호나미가 가지고 오는 갖가지 사건들을 노리즈키 린타로가 해결하는 이야기다. 「도서관의 잭 더 리퍼」는 미스터리 팬이라면 누구나 알 만한 작품들을 등장시켜 즐거움을 주며, 「녹색 문은 위험」은 밀실 살인을 도서관 시리즈답게 책으로 풀어내 감탄을 자아낸다. 「토요일의 책」은 도쿄소겐샤에서 기획한 앤솔러지 ‘아유카와 데쓰야와 오십 엔 동전 스무 닢의 수수께끼’의 해답편으로 집필한 단편이다. 작가 와카타케 나나미가 실제 겪었던 일을 바탕으로 한 단편으로 일본 미스터리계의 뒷이야기를 엿볼 수 있는 선물과도 같은 작품이다.『노리즈키 린타로의 모험』의 꽃은 뭐니뭐니해도 작가 후기다. 작가가 단편 하나하나를 정성 들여 해설해주기에 후기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도서관 시리즈에 대해서 작가가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포함되어 있다. 「토요일의 책」이 탄생하게 된 계기인 와카타케 나나미의 문제편 역시 후기에 수록되어 있으니 본편과 함께 읽으면 좋다. 주의할 점은 꼭 본편을 모두 읽고 나서 작가 후기를 읽을 것.『노리즈키 린타로의 모험』은 작가에게 있어서도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 작품이다. 수록되어 있는 앞의 네 편은 데뷔 전 대학 동아리의 동인지에 게재했던 작품으로 현재의 노리즈키 린타로가 있게 한 ‘노리즈키 린타로의 근원’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단편들은 이후에 모두 가필 수정을 거쳐 정돈하여 신예다운 재기발랄한 소재와 안정된 문체로 지금까지 발표했던 어느 장편보다 긴장감 넘치고 꽉 짜인 작품집으로 다시 태어났다. 『노리즈키 린타로의 모험』은 실려 있는 작품들 모두 높은 완성도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 편 한 편이 모두 본격 미스터리로서 완결성이 있으며 장치와 트릭도 수준급이다. 주제 의식이 중심이 된 ‘비극’ 시리즈나 트릭에 치중했던 『킹을 찾아라』와는 달리 무엇 하나에 기울지 않고 본격 미스터리 단편집으로서 더할 나위 없는 고른 완성도를 자랑한다. 감히 노리즈키 린타로의 최고 걸작이라 이야기해도 모자람이 없는 작품집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