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식 살인 (시릴 헤어)

구매하기 “영국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영국 판사에 의한, 영국의, 영국적인, 영국식 미스터리 전 세계 미스터리 거장들의 주옥같은 명작을 담은 엘릭시르 ‘미스터리 책장’ 여덟 번째 책이 출간되었다. ‘미스터리 책장’을 통해 국내에 최초로 소개되는 작품인 『영국식 살인』은 영국의 판사였던 시릴 헤어의 추리 소설이다. 영국의 시골 저택, 귀족가의 자제, 가족의 오래된 불화 등이 소재로 등장하여 애거사 크리스티의 추리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의 이 작품은, 세계 대전 직후 혼란스러운 영국의 모습을 이방인의 눈으로 해석하고 있어 재미를 더한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워벡 저택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이브에 영국의 재무 장관, 제멋대로인 귀족 아들, 백작가의 아름다운 영애, 신예 정치가의 아내, 오랫동안 근무한 집사가 시골 저택에 모인다. 오랜만에 만난 그들은 해묵은 앙금을 털지 못하고 서먹서먹하게 크리스마스를 맞이한다. 눈은 점점 거세지고 전화선마저 끊어져 외부와 단절된 저택에서, 이윽고 잔혹한 연속 살인의 서막을 알리는 종이 울리는데……. 저택의 단 한 명뿐인 ‘이방인’이 사건의 뒤를 쫓기 시작한다.살인 사건을 대하는 영국인의 자세를 이방인의 눈을 통해 보는 데에 이 작품의 진정한 재미가 있다. 우월 의식을 가진 영국인들은 유대인 피가 섞인 보트윙크 박사를 배척하고 무시한다. 그러던 중 저택에서 누군가 수상하게 급사하자 그들은 대단히 당황하고, 이런 일은 영국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며 보트윙크 박사에게 변명을 한다. 보트윙크 박사가 기묘한 죽음에 대해 조사를 하려 들자 영국인들은 이 죽음은 분명히 자살이라며 조사를 방해한다. 평소 영국을 흠모하던 박사는 그들의 편협한 태도에 실망한다. 어수룩한 보트윙크 박사와 로저스 경사가 함께 밝히는 사건의 전모와 범죄의 동기는 영국에서만 가능한 것이기에 충격적이고 신선하다. 우리와 같은 입장인 보트윙크 박사를 좇아 이 책을 읽는다면 즐거움이 더 클 것이다. 영국식 고전 코지 미스터리 『영국식 살인』은 영국의 전통적인 미스터리를 그대로 계승하고 있으며 흉악한 범인도, 피 튀기는 장면도 등장하지 않는 코지 미스터리이다. 여기서 코지는 영어의 Cozy로, 아늑하고 친밀하다는 뜻이다. 미스터리라면 무조건 잔혹한 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시종일관 음침한 분위기를 유지하며 뭔가 새빨갛거나 새까만 것이 연상되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코지 미스터리에는 섹스와 폭력이 배제되고 선정적이거나 잔인한 묘사가 없다. 이러한 코지 미스터리를 최초로 쓴 작가는 바로 애거사 크리스티이다. 그녀는 미스 마플이라는 할머니 탐정이 마을의 소소한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미스 마플 시리즈’를 열두 권이나 썼다. 미스 마플이 해결하는 사건들은 대부분 가족들의 반목과 오해, 남녀의 갈등과 사랑 등에서 비롯된다. 코지 미스터리에서는 치밀한 논리나 트릭보다는 범행의 동기를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고, 탐정 역할을 하는 인물은 마을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실마리를 찾는다. 『영국식 살인』도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인물들이 등장하는 코지 미스터리의 형식을 따르고 있다. 영국 신사 줄리어스, 집사의 원형에 가까운 브리그스, 수다스러운 카스테어스 부인, 첫사랑을 이루고 싶어 하는 커밀라 등이 바로 그들이다. 그들은 저마다 불안과 호기심을 안고 사건에 대처한다. 탐정 역할을 하는 보트윙크 박사와 로저스 경사는 역할에 적합한 인물은 아니지만 나름의 방식으로 사건을 수사한다. 살인 사건이 벌어지지만 그 방식과 동기가 목가적이다. 이들이 좌충우돌하는 모습이 우습기 때문에 시트콤을 보는 듯이 빠른 호흡으로 읽을 수 있다. 치밀하고 논리적인 추리보다는 평범한 인물들에 초점을 맞추면 더욱 재밌게 읽을 수 있다. 영국식 캐릭터 작품의 배경이 되는 시대는 세계 대전에서 막 빠져나온 1950년대이다. 전쟁 후 영국은 식민지를 잃고 노동당 내각이 구성되었다. 갑자기 많은 변화가 생기며 변화를 주도하는 사람들과 주저하는 사람들 간의 대립이 일어났다. 책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이러한 사회 분위기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 재무 장관인 줄리어스는 영국에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귀족들이 가지고 있었던 특권을 해체하려한다. 차기 재무 장관으로 거론되는 남편을 둔 야망 있는 카스테어스 부인은 기존 세력에 아부를 하며 호시탐탐 장관 자리를 노리고 있다. 워벡 가의 아들인 로버트 워벡은 정부에 반기를 든 젊은 남성들의 모임인 ‘자유와 정의 연맹’의 회장을 맡고 있다. 로버트는 정부 전복을 꾀하며 더러운 정치판의 줄리어스와 카스테어스를 비난한다. 그러나 『영국식 살인』의 인물들이 평면적인 모습에만 머무는 것은 아니다. 줄리어스는 스스로가 다정다감하고 상냥한 남자라고 여기며, 자신과 가깝지 않은 사람은 그 사람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남의 시선을 상당히 의식하며 재무 장관에게 어울리는 모습을 보이려 노력하나, 본능적인 칠칠치 못한 품성을 감추지 못한다. 카스테어스 부인은 사람이 죽는 모습을 목격해서 식욕이 없다고 불평하고 일 분도 안 지나서 이럴 때일 수록 먹어야 한다며 잔뜩 먹는다. 평소에는 훌륭한 집사인 브리그스는 사실은 딸 바보다. 아내와 사별하고 혼자서 키운 딸이기 때문에 아무리 버릇없이 굴어도 오냐오냐 받아 준다. 학자인 보트윙크는 생각은 많지만 말주변이 없다. 깐죽대며 떠들다 보면 주변에 아무도 없고 혼자 남아 있을 때도 있다. 이들의 인간적인 귀여운 모습을 보면 마치 부모님에게서 뜻밖의 면을 발견한 것처럼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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