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딸 (조지핀 테이)

구매하기 영국 추리작가협회 선정시대 초월 미스터리 1위사백 년 전 사건을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해결하다 병원 침대에서 우연히 사백 년 전 남자의 초상화를 보게 된 그랜트 경위. 정직하고 고결해 보이던 남자는 알고 보니 어린 조카를 악랄하게 살해하고 왕위에 오른 리처드 3세였다. 성인聖人의 얼굴을 가진 이 남자는 어쩌다 조카를 죽인 걸까? 몸도 못 움직이는 그랜트는 과연 사백 년 전 사건의 진실을 파헤칠 수 있을까? 전 세계 미스터리 거장들의 주옥같은 명작을 담은 엘릭시르 ‘미스터리 책장’이 열여섯 번째 책을 선보인다. 『황제의 코담뱃갑』과 함께 소개되는 열여섯 번째 작품 『시간의 딸』은 당대 애거사 크리스티와 도러시 세이어스에 맞먹는 인기를 누린 조지핀 테이의 최고 대표작이다. 탐정과 트릭 위주의 당시 주류 미스터리에서 과감히 탈피하며 미스터리의 새 길을 연 작품으로, 병원 침대에서 꼼짝하지 못하는 주인공 앨런 그랜트 경위가 기록에 남아 있는 증거만을 활용해 사백 년 전 사건의 진상을 파헤친다. “시간은 진리의 딸, 진실을 숨겨두는 법이 없다” 훌륭한 미스터리 작가들이 대거 등장하여 명작들을 배출한 20세기 초중반, 조지핀 테이는 단 여덟 편의 미스터리 작품으로 독자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한 작가다. 군더더기 없이 이야기를 탄탄하게 풀어놓는 스토리텔링, 독신 생활을 자유롭게 즐기는 여성이나 여성을 동등한 인격체로 보며 우정을 쌓아나가는 남성처럼 현대적인 인물 묘사에 뛰어나다.조지핀 테이는 주로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평범한 인물들이 곧은 인간성을 보여주며 범죄와 마주하는 이야기를 발표해 세대를 막론한 독자들의 지지를 얻었다. 테이는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전개 방식과 편안한 서술, 사랑스러운 인물 묘사를 작품 공통으로 선보인다. 또 완성도 높은 작품들을 고르게 내놓은 만큼 작가와 평론가, 독자가 최고로 꼽는 작품도 다양하게 나뉜다. 하지만 테이의 대표작이 『시간의 딸』 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시간의 딸』은 병원에 입원한 주인공 그랜트가 우연히 리처드 3세의 초상화를 보게 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랜트는 초상화에서 받은 첫인상과 평소 리처드 3세에 대해 가지고 있던 인상이 다른 것에 흥미를 느끼고 400년 전 일어났던 런던 탑 사건의 진상을 추적하기에 이른다.폭군으로 알려진 리처드 3세는 서양에서 ‘런던 탑에서 실종된 어린 왕자들 사건’으로 악명 높은 왕이다. 우리나라의 세조가 왕위를 차지하기 위해 조카 단종을 폐위시키고 죽였듯이, 리처드 3세는 조카 에드워드 5세를 폐위시키고 에드워드 5세와 그 동생까지 런던 탑에 감금했다고 전해진다. 그 뒤로 왕자들은 행적이 알려지지 않아 리처드 3세에게 살해당한 거라고 추정되기도 하며, 일본에서도 나쓰메 소세키의 『런던 탑』, 온다 리쿠의 『라이온하트』 등의 작품에 언급되는 유명한 일화다.역사학자 카는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이며, “역사가는 자신의 생각으로 역사를 만든다”는 말을 남겼다. 『시간의 딸』의 탐정은 400년 전 사건의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 당대 역사가가 기록한 역사를 파헤친다. 그리고 역사가의 편견을 긁어낸 진짜 진실을 드러내며 사람들이 진리로 믿는 ‘역사’의 허상을 밝힌다. 우리는 역사서의 기록을 사실이라고 믿는다. 그것이 오래전부터 정전으로 인정받은 기록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렇게 역사를 배운다. 하지만 그 기록이 진실이라는 보장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과연 언제나 진실만 기록되는 것일까? 기록한 자가 사실을 왜곡하지는 않을까? 오래된 기록이라는 이유만으로 우리가 진실로 받아들이는 건 아닐까?『시간의 딸』은 400년 전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며 미스터리의 본질에 놀랍도록 충실한 전개를 보인다. 침대 위에서만 추리한다는 참신한 구성과 역사를 바라보는 작가의 날카로운 주제의식까지 돋보이는 탁월한 작품이다. 이 점을 높이 평가받아 1990년 영국 추리작가협회가 투표로 뽑은 시대 초월 미스터리 100 중 1위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미스터리 작가들에게 새로운 문을 열다 『시간의 딸』은 전쟁 이후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던 미스터리 작가들에게 또 다른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도 큰 의의가 있는 작품이다. 제2차세계대전이 터지기 전까지, 미스터리 작가들은 독자들의 머리 꼭대기에 서서 해결편을 낱낱이 읊는 명탐정을 주인공으로 설정하고 작품 속에서는 범인의 범죄 동기보다 범죄가 어떻게 저질러졌느냐를 중점적으로 해설했다. 하지만 전쟁을 겪고 나자 차디찬 이성으로 범인의 속임수를 파헤치던 기존의 탐정들로는 인간의 살인과 광기를 제대로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결국 작가들은 ‘어떻게’보다 ‘왜’에, 명탐정에 의존하기보다 사람들의 감정을 설득할 수 있는 사실적인 이야기 구성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런 시점에 테이는 스스로를 과신하거나 거들먹거리는 일 없이 평범한 소시민처럼 사고하는 탐정을 내놓았다. 당대에 볼 수 없었던 탐정 유형이자 테이가 쓴 유일한 시리즈의 주인공인 그랜트는 『시간의 딸』에서도 처음 리처드 3세의 초상화를 보고 내렸던 판단을 의심하며 옳은지 그른지 파악하기 위해 사건에 뛰어든다.테이는 신기한 트릭을 고안하거나 선정적인 사건을 끌어오지 않고도 혁신적인 미스터리를 창조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널리 알려진 아이디어를 사용하더라도 이야기를 완전히 새롭게 구성하는 방식이었다. 침대에서 400년 전 사건을 해결하는 역사 미스터리인 『시간의 딸』은 안락의자형 탐정 소설의 변주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에서 그랜트는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서 한자리에 머무른다기보다 사고 때문에 다리를 다쳐 입원한 상태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안락의자형 탐정이 그러하듯 논리적인 추론에 집중하여 순수한 미스터리 풀이의 재미를 독자에게 선사한다.『시간의 딸』은 역사 미스터리라는 세부 장르의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때까지의 역사 미스터리가 역사적인 사실에 허구와 상상을 더해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데 그치고 있었다면, 『시간의 딸』은 사료와 기록을 바탕으로 역사와 역사의 본질에 의문을 던지며, 기록된 사실만으로 현대인의 입장에서 사건의 진실을 추론해낸다는 점이 대단하다.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시대 초월 미스터리 No. 1 『시간의 딸』은 1951년 발표된 뒤 동시대 많은 작가들에게 영향을 미쳐 『유괴』(이규원 옮김, 엘릭시르, 2014)의 다카기 아키미쓰가 역사 미스터리 『칭기즈 칸의 비밀』(1958)을 쓰는 발판이 되었다. 현대에도 여러 장르 소설 작가가 『시간의 딸』에 많은 영향을 받았음을 밝혔으며 오마주 작품들도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그중 특히 눈에 띄는 작가는 국내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요네자와 호노부다. 요네자와 호노부는 데뷔작이자 ‘고전부’ 시리즈의 첫 작품인 『빙과』(권영주 옮김, 엘릭시르, 2013)를 『시간의 딸』의 오마주로 썼다. 『빙과』는 고전부의 신입 회원인 지탄다가 같은 동아리의 고등학생 탐정 오레키 호타로와 함께 실종된 삼촌에 관한 진실을 찾아가는 내용으로, 주인공 앨런 그랜트가 조수 격인 역사학도 브렌트 캐러딘과 함께 리처드 3세의 진실을 찾아가는 『시간의 딸』의 구성을 생기발랄하게 오마주하고 있다. 심지어 요네자와 호노부는 『빙과』의 영어 제목을 ‘시간의 조카딸The Niece of Time’로 하여, 제목부터 ‘시간의 딸The Daughter of Time’을 이어받았음을 명시하고 있기도 하다.그런가 하면 『시간의 딸』은 리처드 3세에 대한 연구 및 관련 소설 창작이 활발해지는 데도 영향을 미쳤다. 작품에서도 언급되듯 『시간의 딸』에서 나오는 리처드 3세에 대한 주장은 테이가 처음 생각해낸 것이 아니며, 몇 가지 추론과 근거에서 오류가 발견된다. 하지만 이제껏 정통 역사로 인정받았던 것들이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인상적으로 전달하여 역사가에게는 물론 작가들에게도 영감을 주었다.재밌게도, 지난 2012년 9월에는 영국 중부 레스터에 있는 한 주차장 지하에서 리처드 3세의 유골이 발굴되었다. 2013년 DNA 검사를 통해 진짜 리처드 3세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리처드 3세는 적어도 ‘곱사등이 괴물’이라는 오명은 벗게 되었다. 어깨 높이가 차이 나는 정도의 척추측만증을 앓고 있었을 뿐 곱추는 아니라고 판명되었기 때문이다. 『시간의 딸』에서 제기된 의문이 의미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니, 앞으로 『시간의 딸』에 영향을 받은 작가들이 또 어떤 진실을 밝히는데 공헌하게 될지 흥미진진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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