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하기 애거사 크리스티에게 바치는 오마주『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와 『오리엔트 특급 살인』의 절묘한 결합 사월의 태양이 내리쬐는 바다, 일주일간의 크루즈 여행을 위해 최고급 요트 인디아나호가 출항한다. 일본 최고 재벌가의 주최로 모인 승객들은 호화로운 여행에 대한 기대로 들떠 있다. 그러나 주최자의 부재, 뒤이은 '재판관'의 선고에 분위기는 하룻밤 만에 얼어붙고, 오래지 않아 호화 요트는 밀실 살인의 완벽한 무대로 변모한다. 전 세계 미스터리 거장들의 주옥같은 명작을 담은 엘릭시르 미스터리 책장 열여덟 번째 작품, 『그리고 누군가 없어졌다』가 출간되었다. 『그리고 누군가 없어졌다』는 애거사 크리스티 불멸의 명작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와 『오리엔트 특급 살인』을 절묘하게 결합시킨 오마주로써, 황금시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깔끔한 미스터리를 담고 있다. 대가에게 헌정하다 『그리고 누군가 없어졌다』는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 애거사 크리스티의 명작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오마주하고 있다. 고립된 장소로 초대된 사람들이 오래된 동요의 노랫말에 따라 살해당하는 것이다. 또한 ‘단죄’라는 코드를 공유하는 『오리엔트 특급 살인』과의 연결점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누군가 없어졌다』는 한 작품을 위한 것이 아닌, 작가 애거사 크리스티에게 헌정하는 오마주의 의미를 가진다.1988년 첫 출간된 『그리고 누군가 없어졌다』는 두 차례나 재출간되며 꾸준한 인기를 누렸다. 숨겨왔던 죄를 고발하는 목소리, 등장인물들을 상징하는 인형, 머더 구스를 떠올리게 하는 살해 방식, 끝내 정체가 밝혀지지 않는 재판관 등, 작품의 전개는 원작과 동일하게 흘러간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와 동일한 결말이 날 것이라는 암시는 사건이 진행될수록 강해지면서 독자를 예측할 수 없는 결말로 이끈다. 일본 미스터리에는 황금기 영미 미스터리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작품이 많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패러디한 작품이 다수 등장했는데, 이마무라 아야의 장편 소설 『그리고 아무도 없게 되다』를 비롯하여 고마쓰 사쿄의 「그리고 아무도 하지 않게 되었다」, 구로다 겐지의 「그리고 아무도 없어진 건가?」, 아시베 다쿠의 「그리고 아무도 없어질 예정이었다」 등의 단편들이 있다. 작가마다 다양한 개성을 드러내고 있지만 나쓰키 시즈코 또한 단순히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모방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노골적으로 원작과의 연관성을 강조하고 순차적인 죽음 앞에 놓인 주인공의 시점에서 작품을 전개시키는 등, 생전에 크리스티가 견지했던 실험적인 자세까지 반영하여 진정 ‘애거사 크리스티’에 오마주하는 작품을 완성했다. 일본의 애거사 크리스티 나쓰키 시즈코의 작품은 대부분 여성이 중요한 인물을 맡는다. 이십 대 후반의 젊고 아름다운 그들은 전문직에 종사하는 똑 부러진 인물들이다. ‘아사부키 리야코’ 시리즈의 검사, ‘가스미 유코’ 시리즈의 변호사, 『증발』의 기자에 이어 『그리고 누군가 없어졌다』에서는 대기업 임원 비서로 일하는 하루카가 그 역할을 맡고 있다. 이들은 가족과 회사가 있는 일상적인 세계에서 사소한 계기를 통해 살인 사건 같은 비일상에 발을 들이게 된다. 나쓰키는 이 주인공들을 통해 생생한 현실 사회와 인간 군상을 담은 미스터리를 자아냈다. 그러나 나쓰키는 추리소설에서 찾을 수 있는 수수께끼 풀이, 서스펜스, 의외의 결말에서 얻을 수 있는 ‘속았다’는 쾌감도 놓치지 않는다. 사실 그녀가 활발히 활동했던 1970년대의 일본은 사회 문제를 소재로 하는 사회파 미스터리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좋아하는 본격 미스터리에서 자리를 지키면서도 사회파적인 시선을 더해 더 넓은 시각을 제시했다. 거기에 사랑 이야기와 나쓰키의 독특한 여성 주인공이 더해져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백여 편이 넘는 작품 중 절반 이상이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되어, 명실공히 ‘일본의 애거사 크리스티’로 여겨지고 있다. 장르와 국경을 초월하는 작품성 나쓰키는 엄청난 수의 작품이 영상화된 것으로도 유명하다. 대표적으로, 1960년에 이어 그녀를 두 번째로 에도가와 란포 상 후보에 올려준 『천사가 사라져간다』는 1970년대부터 2010년까지 네 번에 걸쳐 드라마로 제작되었다. ‘아사부키 리야코’ 시리즈와 ‘가스미 유코’ 시리즈는 단독 드라마 시리즈로 제작, 방영되었다. 특히 1982년에 발표한 『W의 비극』은 80년대에만 네 번 드라마로 만들어졌고, 1984년 만들어진 영화는 최근까지 평론에 등장할 정도로 시대를 아우르는 매력을 가진 작품이다.『W의 비극』은 나쓰키가 『그리스 관 미스터리』와 『Y의 비극』의 엘러리 퀸에 사사하여 허가를 받고 발표한 오마주 작품이다. 이것만으로도 대단하지만 이 작품이 나쓰키의 해외 진출에 다리를 놓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W의 비극』에 이어 몇 작품이 해외에 소개되어 그녀는 유럽과 미국에 이름을 알리게 되었고, 1988년 3월 뉴욕에서 열린 제4회 세계 추리작가회의에 초청받아 영미의 유명 추리소설가들과 친분을 쌓을 기회를 얻었다. 윌리엄 아이리시의 『환상의 여인』을 연상시키는 『제3의 여인』이 1989년 제53회 프랑스 모험소설 대상을 수상한 것에 이어 기내에서의 실종을 다룬 『증발』이 1998년 베이징 탐정추리문예협회의 번역 작품상을 수상하는 등, 그녀의 작품은 세계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일본 추리소설의 발전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2006년 제10회 일본 미스터리문학 대상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