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하기 무죄를 증명할 시간은 단 6일뿐!감쪽같은 밀실과 알리바이 트릭,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예측불허의 전개본격 추리와 서스펜스가 어우러진 시카고식 하드보일드의 걸작 사형수 웨스틀랜드는 처형을 단 육 일 앞두고서야 살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사형 집행을 막을 방법은 진범을 잡는 것뿐. 하지만 때맞춰 증인과 단서가 차례차례 사라져가는데……. 블랙 탐정 사무소의 이인자, 자칭 훌륭한 탐정 윌리엄 크레인은 이 사건을 시간 내에 해결할 수 있을까? 전 세계 미스터리 거장들의 주옥같은 명작을 담은 엘릭시르 ‘미스터리 책장’이 『소름』과 함께 스무 번째 작품 『처형 6일 전』을 소개한다. 할리우드의 극작가이자 “대실 해밋의 후계자”로 불리기도 한 조너선 래티머의 최고 대표작으로, 래티머는 이 작품에서 단 엿새간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탐정과 사건이 해결되지 않으면 사형당하는 의뢰인을 교차로 보여주며 긴박감을 고조시킨다. 마지막 순간까지 의뢰인의 생사를 예측할 수 없는 전개, 그리고 윌리엄 아이리시의 『환상의 여인』(2013, 이은선 옮김, 엘릭시르)에 앞서 장 제목을 통해 사형 집행까지 시시각각 줄어드는 시간을 보여주는 획기적인 구성으로 많은 이들의 찬사를 받았다. 통속 하드보일드의 대가 : 재미로 모든 것을 압도한 작가 조너선 래티머는 하드보일드 작가들 중 대중에게 오락적인 재미를 주는 능력이 독보적이었다고 평가받는 작가다. 그는 이십 대에 《헤럴드 이그재미너》, 《시카고 트리뷴》에서 사건기자로 일하며 알 카포네 등 갱단의 거물들을 취재했다. 그 경험을 활용해 갱들이 판을 치는 시대상을 적절히 편집해 묘사하는가 하면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하드보일드 탐정에 결말을 예측할 수 없이 이곳저곳에서 터지는 사건 등 서스펜스와 스릴러 요소까지 자유자재로 활용해 순식간에 대중들을 사로잡았다.래티머가 활약한 1930년대는 여러 가지 색깔을 가진 작가들이 저마다 일가를 이루며 하드보일드 스타일의 가능성을 시험하고 그 외연을 확장하던 시기였다. 래티머 또한 당시 하드보일드를 이끌었던 대실 해밋의 특징을 부분적으로 이어받으며 ‘해밋의 후계자’로 일컬어졌다. 하지만 그보다는 대공황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던 1930년대의 범죄 소설에, 절망적인 현실을 담기보다 독자들이 확실한 즐거움과 상쾌함을 맛볼 수 있는 작품들을 남기며 인기 작가의 대열에 올라 ‘통속 하드보일드의 대가’라는 평가가 높다.데뷔작 1935년 『정신병원의 살인Murder in the Madhouse』에 이어 같은 해 바로 내놓은 대표작 『처형 6일 전』은 사형 집행이 고작 엿새밖에 남지 않은 사형수를 구하기 위해 짧은 시간 안에 무죄를 증명해야 한다는 기발한 설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과연 사형수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을 유발하며 독자들에게 짜릿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속도감 있는 전개 속에 매순간 궁금증을 일으키는 이야기 구성도 대단하지만, 래티머가 특히 강했던 매력적인 등장인물 조형과 재치 있고 타이밍 좋게 던져지는 촌철살인의 대사도 빼놓지 않고 포함하고 있다.데뷔작에 이어『처형 6일 전』에서도 주인공 탐정 역을 맡고 있는 등장인물 윌리엄 크레인의 캐릭터가 대표적이다. 윌리엄 크레인은『처형 6일 전』에서 다른 일로 바쁜, 같은 사무소의 일인자 블랙 대령을 대신해 이인자로서 사형수 웨스틀랜드의 사건을 맡는다. 어려운 사건을 맡고서도 술과 아름다운 여성만 보면 눈을 떼지 못하는 크레인은 실없거나 우스꽝스러워 보이기 쉬운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웨스틀랜드의 변호사 찰스 핑클스타인이 블랙 대령이 오지 않았다며 대놓고 아쉬워해도 신경쓰지 않을 만큼 담대하다. 그리고 적재적소에 재치와 지성이 넘치는 대사를 던질 줄 아는 감각, 오리무중인 사건에 끈질기게 달라붙는 근성 등으로 인간적이고 복합적인 매력이 넘치는 인물이라는 인상을 준다.할리우드에서 이런 특색을 높이 평가받은 래티머는 생애 후반에는 소설 작품을 거의 내놓지 않고 할리우드 극본 작업에 집중해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1983년 암으로 사망할 때까지 대중의 사랑을 받으며 흔치 않게 모자람 없이 평탄한 삶을 보낸 작가로 알려져 있다. 영국식과 미국식 탐정소설의 놀라운 조화 흔히 ‘하드보일드 탐정소설’은 헤밍웨이를 닮은 대실 해밋의 사실주의적 문체, 이후 레이먼드 챈들러가 제시한 묵묵하고 거칠며 성자처럼 고통을 감내하는 남자 탐정 주인공으로 이해된다. 영국 탐정소설의 중심에 날카로운 지성을 통해 취미로 추리를 하는 탐정과 정교한 트릭이 있다면, 하드보일드 탐정소설에는 성공 시 보수를 노리며 폭력과 본능에 의지해 거칠게 사건을 파헤쳐나가는 직업 탐정이 있다. 이처럼 하드보일드 탐정소설은 영국 탐정소설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탐정과 사건 해결방식이 중심에 있기 때문에 영국 탐정소설의 영향에서 벗어난 미국만의 독창적인 탐정소설 양식으로 불린다.조너선 래티머는 하드보일드 작가로 분류되지만 특이하게도 앞서 언급한 하드보일드의 전형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사립 탐정’, ‘거친 사건 해결 방식’ 등의 기본적인 틀은 유지하지만 영국 탐정소설의 큰 특징으로 꼽히는 촘촘한 트릭과 ‘어떻게 범행을 저질렀는가How-dun-it’라는 부분이 전체 스토리의 흥미를 잡아끄는 역할을 한다. 의뢰인 웨스틀랜드의 사형 집행을 고작 나흘 남겨두고 의뢰인이 누명을 쓴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처형 6일 전』에서는 특히 이색적으로 ‘밀실 살인 사건’이 중심에 놓여 있다. 하드보일드답지 않게 사건 해결을 위해 어떻게 범행을 저질렀는가 하는 트릭부터 파헤쳐야 한다는 점이 흥미롭다.사건 현장을 ‘밀실’로 만든 방법을 알 사람들은 그 장소를 잘 아는 사람이다. 사형수 웨스틑랜드의 변호사 찰스 핑클스타인은 이런 이유로 웨스틀랜드의 지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데, 바꿔 말하면 용의자인 사람들에게 아마추어 탐정 노릇을 시킨 셈이다. 직업 탐정이 수사의 중심에 선다는 하드보일드의 공식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결국 아마추어 탐정으로 활동하게 된 용의자들의 움직임이 예측불허의 전개로 이어지는 역할을 하는 점이 놀랍다. 조너선 래티머는 제2차대전에 해군으로 참전한 1942년부터 십 년이 넘는 기간 동안 소설을 쓰지 않았다. 이후에는 1955년에 남긴 『죄인과 수의Sinners and Shrouds』, 1959년 『검은색은 죽음의 장식Black is the Fashion for Dying』이 전부로 호평을 받기는 했지만 1930년대 발표한 윌리엄 크레인 시리즈를 최고로 꼽는 사람이 많다.대신, 누아르 영화 평론가 에디 멀러의 말에 따르자면, “래티머는 대실 해밋에게 빚을 갚았다.”래티머는 대실 해밋의 『유리 열쇠The Glass Key』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동명의 영화에 최고의 극본을 선사했다. 그 외 국내에도 친숙한 형사 콜롬보의 TV 시리즈, 얼 스탠리 가드너의 정의로운 변호사 ‘페리 메이슨’ 시리즈를 극화한 TV 시리즈에 참여하며 각본가로서도 미스터리에 훌륭한 유산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