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하기 소설 헨닝 망켈의 중편 「피라미드」는 1989년의 한겨울을 배경으로 한다. 어느덧 사십 대에 접어든 발란데르는 위스타드 경찰서 수사팀의 핵심이 되었지만, 이혼의 후유증과 아버지를 향한 애증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게다가 국경을 넘나드는 마약 밀수 사건과 의문의 살인 사건을 맞닥뜨리고, 물리적/도덕적 경계선이 빠르게 무너지는 현대 스웨덴의 변화 앞에서 점점 ‘구닥다리’가 되어가는 자신을 절감한다. 이 작품은 2회에 걸쳐 게재된다. 박현주의 신작 단편 「폭포 호텔의 미스터리」는 유령이 나온다는 소문이 퍼져 유명세를 앓게 된 DRR 폭포 호텔에서 일어나는 오싹하고 서글픈 소동을 그린다. 짐작할 수 있다시피, 주인공 로원와 사라가 풀어야 할 미스터리는 앞으로 많이 남아 있다. 로런스 블록의 단편 「다비드를 찾아서」는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난 매슈 스커더가 과거 경찰 시절 체포했던 살인범과 마주치면서 시작된다. 그로부터 이십오 년만에 듣게 되는 살인의 ‘진짜’ 이유는 가히 충격적인 전율로 다가온다. 기획 기사 이번 《미스테리아》 특집에서는 수많은 미스터리 소설에서 부수적인 조연으로만 등장하던 ‘어머니’를 조명한다. 대개 남성인 탐정/형사 앞에 선 피해자/가해자의 어머니들은 ‘수상쩍거나 귀찮거나, 아니면 별로 중요하지 않거나’의 영역에서 다뤄졌다. 압도적으로 남성들이 주인공인 미스터리 소설에서 그나마 주목받는 여성은, 젊고 예쁘고 사연 많은 의뢰인이거나 아주 잔인한 방식으로 살해당하는 피해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21세기에 접어들어 여성 작가들의 거센 약진이 지속되고 가정 스릴러(domestic thriller)가 미스터리의 주요 서브 장르로 자리를 굳히면서, 어머니는 탐정이거나 범인이거나 희생자로서 전면에 등장한다. ‘절대선’이자 ‘완벽한 양육자’로서의 역할을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요구받는 존재로서의 어머니는 미스터리 소설에서 가장 복잡한 레이어를 갖출 수 있는 캐릭터로 부각된다. 이번 특집을 통해 영미권 미스터리에서 어머니가 형상화되었던 역사와 함께 현재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리얼리티 방송 등 뉴 미디어의 범람 속에서 어머니들의 노출과 엿봄이 빚어내는 갖가지 전략과 특이점들을 살펴본다. 또한 한국의 ‘가정 비극’의 대표작 『장화홍련전』에서 지금껏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계모의 위치에 대해, 그리고 ‘아버지’와 ‘아들’로만 가득한 한국 영화계에서 드물게 엄마를 주인공에 내세웠던 스릴러들을 살피고, 인상적인 엄마가 등장하는 미스터리/스릴러 소설 추천작 목록도 준비했다. 두 번째 특집으로는 편집자의 입장에서 투고작들을 출판사로 보내는 예비작가들에게 조언하는 세부 사항들을 정리하였다. ‘작법서’가 알려줄 수 있는 조언과 달리 이 원고를 받아줄 출판사를 어떻게 선택해야 할지, 원고는 어떤 형식으로 정리해야 하는지, 수많은 미스터리를 읽었을 예리한 독자인 편집자의 눈에 어떻게 금방 발견될 수 있을지에 대한 실용적인 조언을 담았다. 유성호 법의학자는 영구 미제로 남을 뻔했던 여고생 살인 사건에서 채취된 증거물이 추후 과학 수사를 통해 올바른 방향을 가리키게 되었던 경우를 살피고, 이주현 프로파일러는 술과 성 충동 양쪽 모두를 자제하지 못했던 피의자의 경우를 돌이켜본다.(‘NONFICTION’) 정은지 작가는 철저한 계산과 상업적 감각으로 성공적인 시리즈를 이어오고 있는 리 차일드(와 그의 주인공 잭 리처)의 굉장한 커피 사랑을 흥미진진하게 소개한다.(‘CULINARY’) 곽재식 작가는 1960년대 초 경기도의 작은 마을을 공포에 떨게 했던 어린이 연쇄 실종과 죽음에 얽힌 정황을 파헤친다.(‘PULP’) 박광규 평론가는 1966년 느닷없이 등장한 ‘형이상학적 추리소설’인 이어령의 중편 「장군의 수염」을 한다.(‘MISSING LINK’) 지금껏 주로 ‘세계 명작’의 범주에서 읽혔던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이 범죄소설의 관점에서 소개된다.(‘SUMMARY’) 주목할 만한 미스터리 신간 서평 코너에선 와카타케 나나미의 『조용한 무더위』, 샤론 볼턴의 『피의 수확』, 정 윤의 『안전한 나의 집』, 히가시노 게이고의 『기도의 막이 내릴 때』, 황세연의 『내가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 등을 다뤘다.